2020.03.07 이브의 비망록
CoC/에반카일
2020.03.07
KP :: 단(에반)
PL :: 디온님(카일)
2020.03.07 14:20~
이브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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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에는 어째서인지 비가 끝없이 내렸습니다.
저택 근처의 작은 동산마저 희미하게 보일 만큼 날은 흐렸고, 계속되는 폭우에 온 저택이 곰팡이가 슨 것처럼 눅눅했습니다.
응접실에 앉아 무료히 시간을 보내며 가지 않는 시간을 탓하던 날들이었습니다.
그날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그저 그런 하루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늦은 오후, 젖은 생쥐 꼴로 달려들어 온 우체부가 내놓은 소식은 그의 무례를 지적할 수도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죠.
라우러스 경, 실족으로 사망.
실족?
사망?
라우러스 경이라면…….
분명 당신의 아버지입니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이루어져, 피가 섞이진 않았다지만…….
분명 가족이지요.
라우러스 경이, 실족으로 사망.
입속으로 다시 되뇌어봅니다.

허망함과 혼란스러움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곁에서 어지러움에 휘청이는 어머니를 붙잡아 위층으로 올려보내면, 굳은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 에반이 보입니다.

그는 아비를 잃은 자치고는 너무나도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는 묘하게 올라간 입꼬리로 말합니다.

장례를 치러야겠어.
그렇지, 카일?

…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수선한 사용인들을 정리하고 앓아누운 어머니를 간호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저녁입니다.
정리한다곤 했지만, 아직 온 저택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어서, 저녁 식사는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당신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서재로 향합니다.
붉은 벽지와 짙은 고동색의 책장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서재입니다.
에반의 증조부가 도서 수집에 취미가 있으셨다던가요.
3층까지 뚫어놓아 다른 방보다 훨씬 높은 천장에는 둔탁한 느낌을 주는 금빛 촛대가 대롱거리고 있습니다.
온 방을 휘감은 거로도 모자라 천장까지 닿은 책장에는 다홍빛, 암녹빛으로 반질거리는 금박 양장 도서들이 한가득 꽂혀있군요.
책장 사이사이 집안사람들의 초상화가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휴식을 취하기엔 더없이 좋은 공간이나 왜인지 아버지와 에반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잘 출입하지 않았죠.
마침 에반도 아버지의 일로 바쁠 터이니 당신이 이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늘어트리면, 어디선가 달콤하기 그지없는 향기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짙은 붉은빛이 도는 사과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금속질감이 도는 것이 아무래도 사과모양 조형물인 모양입니다.
달짝지근하지만 기분 나쁘진 않은 향기가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네요.
탐스러운 붉은빛에 매혹적인 향을 풍기는 것이 마치 성서 속의 선악과처럼 보입니다.
향초 대용인 걸까요?
손가락으로 쓸어보았지만, 요철이 하나도 느껴지질 않습니다.
향을 피우려면 향을 넣을 공간이 있어야 할 텐데요.
이왕 서재까지 온 김에 구경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푹신해 보이는 소파 옆에 자리 잡은 탁자입니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는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평범한 화병입니다. 안에는 조화가 꽃혀있습니다.

레터 나이프와 라이터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날카롭게 벼려져있습니다. 잘못하면 손을 베이겠어요.

작은 알사탕이 가득 들어있는 단지가 들어있습니다.
설탕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파기된 이면지들 아래로 갈색 서류봉투 하나가 보입니다.
서류봉투를 꺼내보면 밀랍으로 단단히 봉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꽤 새 것 같아요.

(잠깐이라면...)(결국 봉투를 열어보기로 합니다)
탁자의 서류 봉투를 레터 나이프로 열어보면, 새하얀 종이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당신이 종이를 꺼내 읽어보려고 하는 순간 에반이 나타나 말을 겁니다.

통 보이질 않아서 찾아다녔는데......
방에도 보이질 않아서 걱정했잖아.
그는 눈을 접어 웃으며 당신을 쳐다봅니다.

...미안. 그냥 좀 쉬고있었어.

(눈을 한번 굴려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아... 그렇지. 배가 다르다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가족이라 이건가.



네가 들어오는 소리를 못들어서... 그냥 좀 놀랐을 뿐이야.

너도 늦지 않게 자도록 해. 아, 그리고...
아무리 가족이라도 너무 들쑤시는건 좀.
(가볍게 말을 마치고는 서재 문을 닫고 나갑니다.)
에반을 살펴보면 호감 가득한 눈으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선에 묘하게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응. 잘자. (작은 목소리로 인사하고는 나가는 모습을 확인하자 긴장을 풀고 작게 한숨을 쉰다.)
육중한 서재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립니다.

에반이 건넨 말은 명백한 경고였습니다.
그럼에도 읽어볼까요?

...역시 안읽는게 좋겠지. (천천히 탁자에서 벗어나 책장으로 가봅니다)
문학부터 과학, 예술, 경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습니다.
금박, 은박,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이사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책등이 노랗게 삭은 고서들도 보입니다.
누가 읽고 다시 꽂지 않은 건지 듬성듬성 비어있는 칸이 보입니다.
남아있는 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윤리와 도덕에 관련된 도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역대 가주들의 초상화와 그의 가족들의 초상화입니다.
가족 모두를 그려 넣은 단체 초상화도 가끔 보이지만, 그보다는 개인의 초상이 여러 개 걸려있네요.
죽은 아버지와 당신 어머니의 초상도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지금보다 어딘가 어려 보이는 에반의 초상화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라?
당신도 분명 어머니와 함께 초상화를 그렸는데요.
당신의 것이 보이질 않습니다.

묘한 위화감.
당신은 도망치듯 서재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방에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
.
.
연이은 폭우로 다소 느긋하게 진행될 거란 예상과 달리, 에반은 빠른 속도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사인은 실족사.
절벽 아래로 떨어져 시신을 수습할 수도 없으니 빈 관 하나를 짜 맞춰 묻으면 그만이라고요.
어젯밤 당신이 간 이후 일을 진행한 모양입니다.
주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저택의 모든 이들은 그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모든 커튼을 검은 것으로 교체하고, 홀을 장식하던 태피스트리를 때어냅니다.
검은 칠을 한 향나무 관이 마련되었고 그 안은 시신을 대신해 아버지의 물품들과 꽃들로 가득 채웁니다.
집안은 늘 피우던 상쾌한 향 대신 무겁고 매캐한 향이 가득합니다.
사용인들은 짙은 흑색 제복을 입었고 당신도 옷장 속의 검은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실신했던 어머니는 여전히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검은 공단 드레스에 작은 진주목걸이만을 하나 거셨지요.
장례를 치를 모든 준비가 되었습니다.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자 폭우를 뚫고 조문객들이 하나둘 도착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도 아버지의 마지막을 추모하러 꽤 많은 이들이 참석해주었습니다.
그들은 검은 우산 아래로 슬픈 눈을 하며 관속에 하얀 국화를 한 송이씩 던져줍니다.
시간이 얼마간 지나면 엄숙한 얼굴의 사제가 기도문을 읊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피로함을 느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자리를 옮깁니다.

숨 막히는 정적에 질식할 것 같던 기분이 나아짐을 느낍니다.
아버지의 관이 이동할 자리, 후원의 가족묘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멀리서 검은 형체가 하나 보입니다.

우산도 없이 거세게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에반입니다.
비가 그의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이 보입니다.
저 물 자국 사이에 어쩌면 그의 눈물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시선을 조금 내리면……
묘하게 비틀려 웃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입술이 눈에 들어옵니다.
……웃다뇨?
당신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에게로 다가갑니다.
어째서?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그를 위로해주고 싶단 생각이 정신을 지배합니다.

물기를 머금은 잔디가 버석대는 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들려옵니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자 생기 없이 탁해진 에반의 눈동자가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카일...

...우산도 없이. 감기걸려. (에반쪽으로 쓰고있던 우산을 기울인다.)

그에게 우산을 씌워주면, 그는 그제야 자신이 비를 맞고 있었음을 자각한 듯 몸을 움찔거립니다.
추위에 파랗게 질린 입술이 묘하게 색정적입니다.
그는 의지할 곳이 필요한 듯 당신에게로 거리를 좁힙니다.
다물린 그의 입술이 살며시 벌어집니다.
두 사람이 내쉰 숨이 섞일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그는 작게 속삭입니다.


에반은 당신을 잠시 쳐다보다, 곧 몸을 바로 하고는 우산 그늘에서 빠져나가 저택으로 걸어갑니다.
멀리서 종소리가 두어 번 들려옵니다.
……장례가 곧 끝날 모양이네요.

...
장례를 마치고 손님들을 배웅하자 어느덧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용인들은 평소보다 일찍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고 저택은 고요하기 그지없습니다.
장례 내내 퍼붓던 비는 여전합니다.
장례를 일찍 치른 것이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분명 내일 아침이면 저택으로 오는 길이 침수될 것입니다.
당신은 옷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응접실 소파에 기대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방 한구석의 커다란 괘종시계에서 시계 소리가 똑똑 들려옵니다.
적막 속에 잠이 들려던 찰나, 문이 열리며 에반이 응접실로 들어섭니다.
그는 편하게 풀어헤친 차림에 양손 가득 크고 작은 상자를 가득 들고 있군요.

에반:...어라, 카일. 아직 방으로 올라가지 않은거야? (비를 맞을 때의 처량함은 온데간데 없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합니다.)

곧 올라가려고. (잠깐 말을 마치곤 아까 비를 맞던 모습이 자꾸 마음에 걸리는지 넌지시 물어본다.) ...너는 괜찮아?

그는 가져온 상자들을 탁자 위에 쌓아둔 채 맞은편 소파에 앉습니다.


서류가 잔뜩 든 상자부터 망가진 만년필이 가득 든 상자까지.
잡동사니라고 해도 손색없을 것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습니다.
에반은 상자를 하나씩 열어 천천히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버릴 것과 필요한 것인 모양이에요.
그 행위를 지켜보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면, 에반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훔쳐보다 들킨 것처럼 부끄러움이 밀려옵니다.
그의 출입으로 소란스러웠던 것도 잠시, 응접실엔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에반을 바라보면 그는 상자 더미 속에서 얄팍한 검은 종이상자 하나를 당신에게 내밉니다.


상자를 받아 열어보면,
……이게 대체……?
애완견에게나 채울 개목걸이 하나가 붉은 벨벳에 감싸져 있습니다.
투박한 검은 가죽에 쇠로 된 버클까지…….
절대 아버지가 자식에게 선물할 물건이 아니잖아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개를 키우지도 않는걸요.

혼란함에 에반을 쳐다보면, 그는 무구한 표정으로 당신과 눈을 맞춥니다.
그는 어쩐지 당신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 같습니다.
눈빛 깊숙한 곳에는 어쩐지 당신이 그것에 만족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담긴 것도 같습니다.
……그럴리가.
당신은 제 생각에 경악합니다.
그는 당신의 혼란함을 알아챈 듯 상자 속을 들여다보고는, 작게 탄식하며 제 미간을 긁적입니다.

다른 상자를 줬나봐. 화난건 아니지? (장난스럽게 웃고는 다른 상자를 건넵니다.)
그는 당신에게서 상자를 회수하고는 비슷한 검은 상자를 다시 건네줍니다.

조금 미심쩍은 기분으로 열어보면…….
단정한 크라바트 하나가 보입니다.
꼭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네요.


당신이 크라바트를 보고 있으면, 에반은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 곁으로 다가갑니다.
그러고는 크라바트를 쓱 꺼내선 본인이 걸어주겠다며 나섭니다.
그는 짧은 머리칼 아래로 드러난 목덜미에 크라바트로 목을 둘러 감쌉니다.
에반의 시선이 당신의 뒷목에 닿는 것 같다고 생각하자, 목의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낍니다.
등에 힘이 들어가 자세가 부자연스러울 만치 뻣뻣이 세워졌어요.
곧 천조각이 스치는 소리가 나 그가 매듭을 묶으려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만큼 잘 묶이지 않는지 천자락이 요동칩니다.
그의 손가락이 목덜미를 은근히 스치는 것 같습니다.
스친 곳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아요.

억겁 같던 시간이 지나고 그가 됐다며 당신의 목에서 손을 떨어트립니다.
볼이 붉어지진 않았겠죠?
형제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다니.
묘한 수치심이 당신을 자극합니다.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 몸을 돌려 그를 쳐다보면, 에반은 예의 탁해진 눈동자로 당신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 이거 정리해야지. 도와줄게. (애써 정신을 차리곤 품 안에서 조금 떨어져 멋쩍게 에반을 올려다본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갑작스럽게 응접실의 문이 열리며 당신의 어머니가 들어옵니다.
어머니: 아, 둘 다 여기 있었구나…….
방에 가도 없길래, 걱정되어서…….
눈물로 퉁퉁 붓고 안색이 썩 좋지 않은 부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그녀는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들어가 자라며, 너희 둘마저 몸이 축난다면 저는 제 명에 살지 못할 거라며 말을 늘어놓다 응접실 밖으로 사라집니다.
방안에 가득 찼던 뜨거운 열기는 문밖에서 불어온 찬바람에 씻겨나간 지 오래입니다.
에반을 쳐다보면 그는 어딘가 싸늘한 눈으로 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방 안의 온도는 내려갔지만 당신은 아직 열기로 가득한 것 같다고 느낍니다.
응접실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상자를 정리하던 에반이 당신을 붙잡습니다.



어떻게든 괜찮은 척 했지만... 아무래도 괜찮지 않은 것 같아서.
... ...
오늘 같이 있어 주면 안될까.
그는 더없이 처연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래. 오늘은 같이 가자. (안타까움 섞인 눈으로 작게 웃고는 네가 오기를 기다린다.)
당신이 그를 허락하면 그는 기쁜 기색이 만연한 얼굴로 먼저 방에 가 있으라고 부탁합니다.
상자를 마저 정리하고 올라온다고요.
당신은 천천히 그의 방으로 올라갑니다.
가족이 되고서도 한 번도 가지 않은 공간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두근거림이 당신을 감쌉니다.
그의 방에 들어서면, 에반을 닮아 정갈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득 꽂혀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책장 한편, 최근에 읽던 것들인지 이리저리 두서없이 쌓아진 책들이 보입니다.
윤리와 도덕에 관한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네요.
오컬트에 관련된 서적도 한두 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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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이불과 베개가 단정히 정리된 침대입니다.
침대에 눕거나 앉아보면 그의 체취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2단 서랍이 눈에 들어오는 탁자입니다.
꽃 없이 물만 들어있는 화병이 보입니다.

화병 안에는 물만 반쯤 차있네요.

인기척은 들리지 않습니다.

첫 번째 서랍은 비어있네요.

두 번째 서랍 뒤집힌 액자 하나가 보입니다.
꺼내보면, 당신의 초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에반의 방을 구경하며 기다리고 있으니.
상자 정리를 다 한 모양인지 에반이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는 웃다가, 곧 묘한 표정을 지으며 당신에게 다가섭니다.
그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입이 바싹 마르는 것 같습니다.
열이 나는 것 같아요.
에반, 그의 방, 단둘, 그의 입술…….
숨이 닿았나요?
시야가 어지러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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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괜찮아. (작게 목소리를 짜내고는 몸을 움직여 네쪽으로 조금 가까이 붙는다.)



(이 감정은... 위로를 바라는 어린 아이의 슬픔? 아니면 아버지가 돌아가심에 대한 공허함. 아니, 그런 얄팍한 감정이 아니에요. 한 마디로 욕망... 지금 이 순간에도, 너와 입을 맞추고 몸을 겹치고 싶어.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여 잠옷 사이로 드러난 목덜미에 살포시 입을 맞춥니다.)

...에반? (달뜬 숨을 뱉더니 제 목덜미에 입을 맞추는 너를 다급하게 부르며 어깨를 밀어낸다. 이건...이건 아니야. 이건 단순히 위로를 바라는 행동이 아니고, 우리는 형제야. 이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용납되지도 못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뛰는 심장에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여전히 에반을 올려다본다.)

(하지만 곧 몸을 밀어내는 힘에 떠밀려 윗몸을 다시 들어올리고는 어쩐지 놀랐다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야, 네가 나에게 이렇게 노골적인 거부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이니까.)
(그런가... 그래. 너에게 있어 나는 아직 가족이니까.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같은 부모를 두고 같은 성씨를 쓰는 가족이니까. 괜찮아. 그럴 수 있어. 하지만... 가족이라고 해서, 그런 시시한 이유 뿐만으로, 사랑을 나눌 순 없는건가? 이미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왔어. 너를 이렇게나... 사랑하고 있어. 나는 너를...)
(잔뜩 열이 오른 시선으로 카일을 내려다보다 아쉽다는 손길로 복부를 쓸어내리곤 카일 위에서 내려옵니다.)
...놀랐지? 미안.

(그 와중에도 가슴께에서부터 간질거림이 올라온다. 제정신이 아닌건지 입술이 떨어지는 찰나 아쉽다는 생각까지도 했던것 같아. 시간이 지났지만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내 복부를 쓸어내리는 손길이 기분 좋게 느껴져 아무런 말도 못하고 제 위에서 내려오는 너만을 가만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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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같은 탄식을 뱉고는 눈을 감고 잠을 청합니다.)

(역시 이 감정은...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긴 시간 동안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너를 바라보다 곧 따라서 눈을 감는다.)
분명히 오늘 밤 달의 색은 붉었을 겁니다.
그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꿈 없는 밤이 당신과 에반을 기꺼이 끌어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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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한 의식 사이로 당신은 실눈을 뜹니다.
차가운 공기가 아직 새벽임을 알려줍니다.
손을 뻗어 옆자리를 더듬으면 마땅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뜨거운 체온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에반이 없습니다.
그는 이 한밤중에 어딜 간 걸까요?

쿠당탕!
문득 방문 너머에서 무언가 구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지?
……눈꺼풀이 다시 감겨옵니다.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수마를 뿌리칠 수 없습니다.
다시 수면 아래로 빠져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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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태양은 보이질 않고 우울감만 가중하는 빗소리가 당신의 아침을 반깁니다.
적막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온 저택이 소란스럽기 그지없네요.
무슨 일이라도 난 걸까요?
불안감이 몸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오릅니다.
당신이 몸을 뒤척이자 적당히 따듯한 무언가가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귓가에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가 낯익습니다.
어젯밤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에반, 아, 그래, 에반과 함께 잠을…….
고개를 들어보면 상쾌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가 있습니다.


네가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깨우질 못했어. 미안.
슬슬 나갈까? 아침 식사도 해야지.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겉옷을 걸칩니다.)

채비한 후 그를 따라 방 밖으로 나서면…….
하얗게 질린 사용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택을 누비며 온종일 바쁘게 보내야 할 이들이 고장 난 것처럼 중앙 홀을 내려다보기만 합니다.
그들을 따라 중앙 홀,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
괴기스럽게 사지가 뒤틀린 채로,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어머니가 보입니다.
그녀의 머리에서부터 붉은 피가 흥건합니다.
끊어진 목걸이의 진주 알들이 피바다 속에 점점이 보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붉은 장미 다발 같다고…….
당신은 멍하니 생각합니다.

당신을 뒤따라온 에반이 손을 뻗어 당신의 시야를 가립니다.
이게 무슨 일이냐며 사용인을 닦달하는 목소리가 퍽 흔들립니다.

괜찮아?
...잠시만. 내가 보고 올게.
여기 있을래? 아니, 방으로 들어가 있을래? (다급하게 카일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감추지 못합니다.)

...방. 방으로, 갈래.
당신이 어떤 행동을 선택하든 상관없습니다.
에반의 손을 뿌리치고 어머니의 충격적인 모습을 다시 시야에 담습니다.
충격이 다소 가시자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어머니는 계단에서 구른 모양입니다.
누군가 밀치기라도 한 걸까요?
그녀 주변에 퍼진 붉은 피 중 몇 방울은 사람이 밟고 지나간 듯 길게 퍼져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자 속에서 왈칵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당신을 바라보던 에반은 억지로 당신을 돌려세워 방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합니다.
그의 손길에 속절없이 이끌리던 그때, 무언가 당신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에반의 신발 앞창에 거뭇한 무언가가 묻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액체가 튄 것마냥…….
그리고 그것을 밟은 것마냥…….
사용인에게 이끌려 당신의 방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머릿속에서 붉은 것이 자꾸만 아른거립니다.
검은 커튼과 검은 사용인의 제복…….
사방이 우중충한 가운데 뇌 속의 것만 온 세상의 붉음을 가진 듯 더 빨갛게 일렁입니다.
근처의 무엇이라도 붙잡고 속을 비워내고 싶어요.
사용인은 당신에게 괜찮으냐 물으며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냅니다.
무언가를 떠올리려 해도 어지럼증만 심해질 뿐입니다.
구토감이 목 끝까지 차올랐습니다.
당신은 충동적으로 서재에 가기로 합니다.
사용인은 침실로 돌아가 한숨 푹 자는 것을 권하지만, 당신의 강건한 자세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곤 서재까지 안내해줍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 이후, 이번에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안고 당신은 서재 안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
무겁고 눅진한 향이 온 저택을 휘감는 와중에 서재만은 예의 아릴 듯이 달짝지근한 향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재의 붉은 벽지를 쳐다보자 향기에 진정되었던 토기가 다시 올라오는 것 같아 당신은 황급히 시선을 돌립니다.
높은 천장에서 아른거리는 금 촛대도, 위압적으로 방을 채운 책장도…….
전부 그대로입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기대자 그제야 온몸을 경직시키던 긴장감이 옅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조금 진정하면, 그의 시야에 붉은 사과 조형물이 들어옵니다.
그것은 어제보다 더 위협적으로 붉게 반짝입니다.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이브처럼, 저것을 본 후로 당신 속의 무언가가 망가지기 시작했단 근거 없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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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해진 당신의 주위엔 [탁자]와 [책장], [액자]가 존재합니다.

푹신해 보이는 소파 옆에 자리 잡은 탁자입니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는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붉은빛이 도는 사과입니다.
금속질감이 도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사과모양 조형물인 모양인데, 어째서인지 달큰한 향기가 납니다.

봉인이 뜯어진 갈색 서류 봉투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이전에도 읽을 기회가 있었으나 에반의 난입으로 읽지 못했던 것이죠.
그가 영영 치워버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속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면, 그 위에는 에반의 필체로 짤막한 한마디가 적혀있습니다.
그 아래에 간결한 답신이 보입니다.
심부름은 잘 끝냈습니다.

어지러운 머릿속으로 하나둘 천천히 정리해봅니다.
……아마도, 아니 분명히 아버지를 죽인 것은 에반.
……도대체 왜?
그간 아버지와 반목 한 번 없었는데.
좋은 가족이었는데요.
어디서부터 망가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To GM)rolling 1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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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대체 에반은 왜 그런 짓을 한 걸까요?
당신에게 다정하던 그를 생각합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더 있다는 직감이 강하게 듭니다.
서재에서 빠져나와 아버지의 방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
아버지는 대부분 어머니와 함께 그녀의 방에서 밤을 보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의 방은 집무실 대용으로 쓰이기 일쑤라며 사용인들이 소곤대던 것도 기억합니다.
이 저택에 온 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보단 불안감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그의 방은 아버지의 성정을 닮아 깔끔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용인들도 부고 이후 들어오지 않은 듯 아직 방안에는 생활감이 묻어납니다.
그러고 보니 에반이 이 방의 물품을 정리한다며 상자를 가득 가져갔었죠.
방 한편의 책장 사이사이 공간이 보이는군요.
탁자 위로는 쌓아진 상자 더미도 보입니다.
일전 응접실의 것보다 그 양이 적어보는 것이, 아마 필요한 것들만 이쪽으로 옮겨둔 것 같아요.
책상 옆의 자그마한 [금고]도 보이네요.

광택이 도는 하얀 상자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후원 명세서, 라고 적힌 서류뭉치가 보입니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후원하던 고아원에서 온 후원금 사용 보고서인 모양입니다.
그가 평소에도 선행을 자주 함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퍽 놀라운 소식이 아닙니다.
당신이 다른 서류를 찾아보면 그 사이로 짤막한 편지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
당신이 이 저택에 들어온 이후로 저택의 일손이 부족하단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편지를 보자면 분명 한두 명 데려간 것이 아닌데, 도대체 그 많은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이 저택에서 아이의 흔적이라곤 머리칼 한 올도 보지 못했습니다.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붉은 상자 열어봅니다)
짙은 적색의 종이상자입니다.
상자에는 아버지가 누군가와 주고받은 편지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죠?
직접 눈으로 읽었음에도 내용이 하나도 이해되질 않습니다.

흑단으로 짜인 상자입니다.
별다른 장식이 없던 다른 상자들과 달리 이것은 유달리 화려한 금박으로 치장되어 있네요.
상자를 열어보면…….
뜻밖에도 에반과 아버지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초상화가 들어있습니다.
초상화 아래로는 부자간의 격식 없는 편지 여러 장도 발견됩니다.
추억이 가득 담긴 물품들 사이로 한껏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보입니다.

설마 아버지가...
(상자를 내려놓고는 금고 확인해봅니다)
무릎 조금 아래까지 오는 작은 금고입니다.
금고는 단단히 잠겨져 있습니다.
의자를 들어 금고에 힘껏 내리쳤습니다.
이거, 불량품이었던 걸까요?
거짓말처럼 금고의 문이 미끄러지듯 열립니다.

열린 금고 속에는 가죽 핸드가 인상적인 리볼버 한 정이 들어있습니다.
총알은 딱 하나, 장전되어 있군요.
당신이 총을 꺼내 손에 쥐면, 뒤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옵니다.
……내가 들어가 있으라고 한 방이 아버지의 방이었던가?
온 몸의 털이 바짝 서는 것 같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에반이 팔짱을 끼고 문에 기대 무감한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뭘 어쩔거지?
'영생'이라는 터무니 없는 것을 위해 사교와 결탁해서, 귀족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고아원을 후원하는 척 아이들을 제물로 빼돌리고...
심지어 너희 어머니와 우리까지 모조리 제물로 바치려 했던 건 알고있어? 온갖 위법적이고 저속한 사건에 가담한 자야. 처음부터 죽어도 싼 사람이었어.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하고싶은건데, 너는.

당신은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눈앞의 사람은 당신의 형제이기 이전에 부모의 살인자.
하지만 살인자 이전에 당신의 형제.
당신이 선택할 길은 많습니다.
그는 어느 쪽이던 당신의 처분을 따르겠다는 듯, 눈을 내리깔 뿐입니다.




그 때 응접실에서 둘만 있을 때, 갑자기 들어오셔서 분위기를 망쳐놓으신게, 괘씸해서 그만.



(머리가 지끈거려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는 충동적으로 금고에서 리볼버를 꺼내 에반을 향해 조준한다.) ...대체 왜 그랬어? 말해.

하하...! 아... 너라면 그럴 줄 알았어. (허리를 숙인 채로 고개만 들어 자신을 겨눈 총구를 바라봅니다.)
몰랐어? 내가 너 좋아하는거. 몰랐다고 잡아떼지 마. 내가 얼마나 네 눈에 띄려고 별 미친짓을 다했는데.
너는 어땠는데? 그 때 응접실에서 내가 널 만졌을 때. 너는 어땠어?

(네게 겨눈 총을 다시 고쳐잡지만 그 끝이 작게 떨리고 있다.) ...그래. 나도 나쁘지 않았어. 얼핏 사랑이라고까지 생각했었으니까.

너를 만지고...! 좀 더 닿고 싶었는데...! 안쪽까지 닿고 싶었는데...! (붉게 상기된 얼굴에 진심어린 아쉬움이 어립니다. 꽉 주먹을 쥔 손에 이어 잠시나마 연결된 순간을 상상이라도 하듯 황홀한 표정으로 눈을 감더니 생각만으로도 숨이 가파지는 듯 뜨거운 숨을 토해냅니다.)
(저 표정, 저 목소리, 저 몸짓. 전부 진심입니다. 하다못해 형제를 상대로? 미친사람이 아닐까 싶지만 아무렴 어때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건 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 사실인걸. 이제 당신도 알았으니 그걸로 괜찮아요.)
하필 그 때 들어오셔서 방해했으니까. 어머니가 미웠어. 너무 미웠어... 그래서 죽였어.

(아니. 그런건 이제 상관 없어. 아버지는 둘째 치더라도 일을 이렇게까지 만든 원인, 에반이 저렇게까지 원하는 대상은.) ...하.하하. 그러니까. 전부 나 때문이였네. 그렇지? (허망하게 웃는 눈동자 안에는 이제 완전히 너만이 들어있다.)
...이상해. 일이 이 지경까지 왔는데 너만은 쏘고 싶지 않아. 왜일까. (너와 눈을 마주치며 작게 웃고는 천천히 총구를 제 머리에 가져다 댄다.)
...사랑해. 에반.
그에게 죄를 물을 용기도 그를 포용할 용기도 당신에겐 없습니다.
당신이 선택할 길은 무엇이 있을까요?
잡은 총을 내려다보다 관자놀이에 겨눕니다.
평화롭던 들판에 불이 붙고 양 떼는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이 온몸을 지배합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감쌉니다.

그 행동을 지켜보던 에반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집니다.
그는 분노한 것 같다가도-
어딘가 처량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가 손을 뻗어 당신에게서 총을 강탈합니다.
그 배려라곤 없는 거친 움직임에 얼굴을 찌푸렸다가도, 그의 울음이 섞인 음성에 무의식적으로 당신은 그의 표정을 살핍니다.

나만 두고 가버리려고?
그는 음성과 달리 건조한 안색으로 당신을 끌어당깁니다.
속절없이 그의 품에 안깁니다.

철컥.
목에서 낯선 감촉이 느껴져 당신은 허겁지겁 제 목을 쓸어봅니다.
딱딱하고 미끄러운 가죽, 차가운 쇠사슬의 감촉…….
그가 일전에 당신에게 보여준 그 개목걸이가 당신의 목 위에서 제 존재를 뽐냅니다.

준 기회도 알아서 잘 걷어차는 사람이니, 남은 건 내 곁에 있는 것밖에 없네.
사랑해? 분명 사랑한다고 했어, 너. 응, 나도 사랑해. 너는 내 옆에만 있으면 돼. 괜찮아, 괜찮아. 내가 전부 알아서 할게. 잔뜩 사랑해줄게.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볼을 어루어 만지고, 그대로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봐, 너는 어떻게 해도 내 곁을 맴돌 수 밖에 없어. 이게 너와 나의 끝이야.)

에반은 당신을 모습을 만족스러운 기색으로 훑어보곤 당신을 다시 품에 끌어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요?
치죄도 용서도 없는 곳에는 죄만이 가득합니다.
이 죄의 기원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당신은 질식할 것 같은 공기 속에서 결국 눈을 감습니다.
ED3 : 기원에게 묻습니다
카일은 6개월 동안 에반에게 감금되어 저택 외부로 나갈 수 없습니다.
2020.03.07 ~19:38
~세션 종료~
와..........................................
어떡해
너무좋아
와
진엔딩인가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
너무좋아
카일 개목줄 차고싶어서
했는데
텔레파시 갔나;
ㅈ정말
극강의 찌찌뽕이다
머... 진상이나 엔딩 궁금하신점~?
엔딩 궁금해요
2. 에반에게 총을 겨눈다 : 카일은 끝내 죄책감에 총을 거두나, 에반이 카일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카일의 손을 잡아 그대로 자신을 쏴버립니다. 이후 카일은 에반의 환각에 시달립니다.
3. 자기자신에게 총울 겨눈다 : 이건 우리가 본거에요
ㅇ0ㅇ!!!!!!!
히.힌트
아하
와
와
너무좋다
에반이 말한게 전부 맞습니다
선악과의 향기를 맡는 것 만으로도 그 대상은 도덕성 결여 상태에 빠집니다.
아버지의 뒤를 캐는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에반 또한 선악과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점점 도덕성이 결여되어서, 시나리오 시작 즈음... 에반은 도덕성 결여 5단계 상태입니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는 존속살해와 근친상간일 테니까... ^^
존속살해 아닌게 어디야
했잖아
아빠 죽였잖아
ㅋㅋ
ㅋ
ㅋ
정당방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그냥 경찰에 넘길 수도 있었던건데 뭐,,,
어머니때문인데 머
애비는 머..ㅋ
아니 그냥 지 심기 거슬렸다는 이유로
욕망 채울려고 픽 죽인게
말이 됩니까...
카일 화날만 했음
저택에 6개월동안 갇혀있으면
곧 도덕성결여 되겠지
ㄱ
ㅋ
카일은 2단계에서 그쳤지만...
저택에 갇혀있는동안 카일도 도덕성 결여 5단계까지 내려갈 수 있을테고요
이쪽은 저희 맘대로 정하라고 하시네요
뭐 사실 처음부터 광기상태였던거죠
뭐 조사하거나 행동할 때 빼고... 심리묘사 때문에 기본이 반 페이지고 맘만먹으면 한페이지 뚝딱인데
오늘은 제대로 했어 짜릿해
하아
저도
진짜
너ㅜ무
하아
왤케좋지
왜지
하아
나...개목줄 처음 보여줬을때.....
섰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노골적으로
와.....
너무 좋아...
엔딩 3에서 쓰입니다 개목줄
직접 차게됐으니
너무 만족스러워요
6개월 지나고는ㅋ
갇힌게 아니라
스스로 못떠나는거겠지
오늘 새벽은 이거다
딱대
5시까지 안재울거야 (?)
나오늘 안자
안자
단님 기절할때까지
안나ㅘ줘.
브금도 아쉬워
저는 좋았는데
우
하아
단님이 제일 코생햇서
딱 대
킥킥
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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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ㅇ여나죠.......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갓시날....감사합니다..........
와...
엔딩진짜
저 세갲ㅇ에
제일 맘에드는거
좋아
딱대
ㅋ
옛적에 해ㅘㅆ지
ㅋ
깜짝 놀랐다니까? 성인인증 떠서
유사근친
짜릿해
개마쉬써
존나마시써
이걸 먹네
하아
응응 절대로 함락♥4
백업하러 가볼게요
헤헤 내!!!!!1
^^========3
코생햇서요 이따바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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